11th, Vincent
그 지옥같던 stairway to heaven을 5일만에 마스터했다. 듣기에는 감미롭고 부드러운 곡이지만, 연주자는 죽어난다. 괴물같은 곡. 어찌됐던 무사하게 끝마치고 다행히도 칭찬을 받았다. 음음... 뭔가 이번 수업에서는 기타에 턱 괴는게 행동 패턴이었던둣.... ㅋㄷ 못하는 학생을 그런 눈빛으로 쳐다보시진 않을것만 같다는 혼자만의 오해와 착각일지라도- 그래도 행복. 점점 실력이 느는게 보인다.
음. 이번에는 슬라이딩 주법에 대한걸 배웠다. starry starry night~ 하는 곡인데, 이거 왠지 어디서 많이 들어본 곡. 정말 잘 연주하면 맛깔난 연주가 될 수 있을 듯 싶어서 완전 신났음. 이번에는 심지어 다섯장이나 된다. 그래봤자 뭐 별거 아니긴 하다, 코드들이 뭐낙 베이직한 것들이라서.
원래 수업은 화요일인데, 담주 일 있으시대서 오늘은 일요일에 수업을 했다. 수업 끝나고 바로 NC로 달려가서 가족과 늦은 점심, 쇼핑을 만ㅋ끽ㅋ했다. 이 얼마만의 자유로운 쇼핑인가.......... TANDY에서 구두 두켤레 사고 ZOOC에서 옷, 머플러, 바지 등등을 사고 엄마도 플라멩고인지 여성복 쪽에서 몇벌 구매하셨다.
그리고 집에 곧장 달려와서 그립고도 그리웠던 기타를 잡았다. 그리고 무수한 old pop CD들을 듣는데................. 우왘. 나는 내가 음악들을 듣고 그 곡을 바로 칠 수 있을 줄, 정말 꿈에도 몰랐다. 뭐지? 피아노는 그다지 그렇지만도 않았..던것 같은데.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나? 사실 절대/상대음감 테스트를 하면 나보다 더 뛰어난 것 같이 보이는 동생보다 더 계이름을 정확히 알고 있기는 하다.
아무래도 음악적 자질은 외탁한 것 같다. 어머니의 어머니, 그러니까 나에게는 외할머니 되시는 분께서 생전에 엄청나게 노래를 잘 하시고 군가를 한번만 들으면 암기가 그냥 되셔서 각 교실을 대표로 돌면서 군가를 불러주는 학생이셨다고. 결혼하고 나서도 한 음반 회사에 캐스팅되어 서울로 올라가셔서 그 분의 아버지되시는 분이 다시 끌고 내려와 가수의 꿈을 꺽게 한 해프닝까지 벌이신, 어쩌면 굉장히 음악적 자질이 뛰어나시고 음악에 대한 열정 또한 깊으셨던 분일 것이라 생각이 든다. 짐작컨대, 그 분은 시대적 운명을 잘못 타고나셨던 것일지도 모른다. 아마 지금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부모 혹은 소속사를 통해 가수의 꿈을 실현시켰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어찌됐건간에, 이건 정말 나도 몰랐던 나의 능력이다. 아직 2달 반 남짓 기타를 배웠는데 일반인 사이에서 훌륭하다, 대단하다, 라는 찬사를 받을 수 있다는건 어쩌면 하늘이 주신 축복과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능력이 공부에서 좀 있었으면- 하고 바라지 않는다. 나는 음악이 좋다. 하지만 그렇다고 음악을 주 전공으로 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 된다면 좀 더 즐길 수 없을 것 같다. 공부는 하기 싫은 것에 속하지만 음악은 하고 싶은 것에 속한다. 인생은 공부의 연속이라지만, 그 스트레스 받는 공부 속에서 진ㄴ정한 해방감을 선사하는 음악이라는 것까지 공부의 영역 안에 넣고싶지 않다, 절대로.
진짜 음악을 즐기기 위해서, 진짜 기타를 잘 치기 위해서, 나는 공부한다.
열심히 공부할수록, 열심히 음악을 하게 된다. 그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에.
주객은 전도되지 않지만, 나는 주 보다는 객을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죽기 직전까지, 음악을 할 수만 있다면... 너무나 행복한 인생이 될 것만 같다.